건강정보


건강칼럼

홈으로_건강정보_건강칼럼

제목

[쉬운 신경질환사전] 알고 먹자, ‘편두통약’에 대한 모든 것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오늘부터는 편두통의 치료에 대해 2편으로 나누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이전에 병태 생리를 소개했던 내용보다 훨씬 흥미로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편두통이 시작되면 바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편두통의 약물 치료는



1. 일단 발생한 두통을 잠재우는 급성기 약물 치료



2. 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 치료



이렇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단 오늘은 급성기 약물 치료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편두통약, 언제 먹어야 할까?

급성기 약물 치료에 있어서, 약물 종류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약을 복용하는 타이밍입니다. 일단 편두통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속이 울렁거리거나 구토를 하게 됩니다. 이는 편두통에 의한 도파민 시스템의 교란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막상 이런 상태가 되면 약을 먹어도 위장 운동이 떨어져 약물이 흡수되는 지점까지 잘 도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편두통이 시작된다고 느끼면 바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일부 학자들의 경우, 이론상으로는 편두통 약에 혈관수축작용이 있기 때문에, 전조증상 후에 약을 복용하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복용했을 때 오히려 약효만 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물이 위장에서 녹아 흡수되기 시작하는 데 최소 15분은 걸리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약물이 복용하고 30~60분 째에 최고 농도에 다다릅니다. 그렇게 때문에 급성기 약물치료로 가장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대개 복용 후 30분입니다.혹시라도, 병원 처방약이 없을 때 두통의 조짐이 보이면 일반약 조합이라도 복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는 약으로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1종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1종 + 위장관 운동항진제 1종, 이렇게 3가지의 약물을 한 번에 드셨을 때 제법 효과가 있습니다.그러나, 이것은 '비상수단'이니 참조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편두통약의 역사는?

1990년대 이전에는 쓸 약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치료 약의 핵심은 혈관수축제인 에르고타민(ergotamine)이었습니다. 물론 혈관수축제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도 제법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은 잘 쓰이진 않지만, 오히려 신형 약보다 이 약이 체질에 잘 맞는 환자도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로는 속칭 트립탄(triptan)의 시대입니다. 이 약은 뇌혈관의 세로토닌 수용체 및 삼차신경 말단에서의 c-grp, susbtance p 등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에 대한 길항체입니다. 자동차로 치면 에르고타민은 수동 기어 자동차, 트립탄은 자동 기어 자동차일 정도로 혁명적인 진화였습니다. 가장 먼저 개발된 것은 수마트립탄(sumatriptan)이라는 약이며, 이후 나라트립탄(naratriptan), 졸미트립탄(zolmitriptan), 알모트립탄(almotriptan), 프로바트립탄(frovatriptan) 등의 신형 약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모두 ~triptan으로 끝나기 때문에, 의사들 사이에서 트립탄이라는 계열로 분류됩니다. 기본적인 작용은 수마트립탄과 같지만, 지속시간 및 그 강도에서 약물마다의 차이가 제법 있기 때문에 환자 두통에 맞는 트립탄의 선택이 무척 중요합니다.



편두통약의 처방 방법은?

그러나 트립탄역시 만병통치약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트립탄만으로 완전히 호전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방할 때 속칭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같이 처방하는 경우가 많으며, 좀 더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이부로프로펜(ibuprofen)이나 나프록센(naproxen)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처방하지만, 역시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다른 소염제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때로는 편두통과 더불어 두경부 근육의 긴장이 동반되어 근이완제를 포함시켜야 할 때도 있고, 구토에 대응하기 위해 위장관운동 조절제 혹은 항진제를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위장관약을 처방하면서 독특한 점은, 아주 예전에 개발한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라는 약이 편두통 때 효과가 좋다는 점입니다. 학계에서는 메토클로프라미드가 시상하부·뇌하수체 사이의 일부 연결 회로에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두통 발생 시작 시 편두통약을 드신 후 30분 정도에 두통이 가라앉기 시작하는 것이 목표이며, 2시간이 넘어 두통이 조절된다면 처방약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무작위로 아무 약물이나 쓰는 것이 아니라 트립탄과 소염제를 환자의 편두통 양상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지요. 단, 일부 합병증이 동반된 편두통의 경우 약물의 종류와 복용 시점에 대해 일반 편두통과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즉, 혈관수축작용이 있는 약을 쓰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편두통의 합병증은 대개 편두통 때 뇌혈관의 연축(혈관이 쥐가 나서 확 오므려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이 발생하여 나타나는데, 이때 국소적 뇌혈류 부족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특수한 종류의 편두통에 해당되는 경우이지만, 일반적인 편두통이 수일간 매일 생기도록 방치되었을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참 문제이지요. 사실 에르고타민과 트립탄이 핵심인데, 그것을 못 쓴다는 것은 핵심이 빠져버리는 상황이 발생해버립니다. 그래서 합병증이 동반된 편두통의 경우, 해당 환자가 겪는 고통은 정말 상상하기 힘든 정도입니다. 이러한 경우, 아예 편두통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적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치료의 근간이 됩니다. 급성기 두통을 치료하면서 늘 아쉬운 점이, 바로 스프레이형 수마트립탄입니다. 편두통이 발생하여 구토까지 유발된 경우, 경구약은 먹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개발된 것이 비강 내로 뿌리는 스프레이제입니다. 효과도 좋고 매우 편리하지만, 가격이 문제가 되어 국내에는 들어올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21세기는 바야흐로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입니다. 환자 스스로 어떤 약을 왜 먹는지, 지금 약이 제대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 등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음 주에는 편두통의 예방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